과학기술영역의 경계가 확장되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기후변화, 자원부족, 인구 저출산 및 고령화 등 도시의 거주공간, 나아가서는 인류생태 환경을 위협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자본주의 심화에 따른 소비지향적인 사회가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 등의 총체적 환경 고갈, 상상할 수 없었던 우크라이나 전쟁 등은 더욱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전세계를 펜데믹으로 가속시켰고, 이제는 미래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관심은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 이제는 지금까지 인류가 접해온 상상력의 욕망을 건축과 도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여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과의 접목,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력을 통해 우리는 삶과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명의 문을 열어야 한다. 미셀 푸코가 이야기하는 현재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인 헤테르토피아적 가능성을 바로 눈앞에서 찾아내야 한다. 미래의 건축 란 주제로 현재의 도시를 새롭게 바꾸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 제안을 모색하여야 하는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08회
자라는 도시 블루밍 시티

현대의 도시는 유클리드 기하학처럼 잘 조직된 질서를 규정하는 것을 목표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체계를 만들어내기를 원한다. 인간이 원하는 합리성은 도시의 감성과 여유를 상쇄시키고, 비인간적인 체계의 냉소적인 구조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확정적인 도시에 형체가 모호하고 비물질적인, 어쩌면 쓸모없을 수도 있는 새로운 도시구조의 형식을 개입시키면 어떨까.

이를테면 확정된 도시 구조에 비확정적인 프로그램을 가진 공간을 끼워 넣는 상상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쓸모없을 수 있는 도시 공간은 호로무덴스적인 성격의 공간으로, 도시인들이 잊어버렸던 감성을 기반으로 놀이적 장소를 복원하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공간이 된다. 확정되지 않으며 명확한 위치와 프로그램을 가지지 않는 유목적 공간에 공기 풍선과 같이 살아있고, 변화하는 볼륨을 형성하는 새로운 공간 구조의 시스템을 도시에 삽입하고자 한다.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도시체계는 지금의 도시에서 결여된 감성적 프로그램을 변화시키는 시스템을 재현한다. 일반적인 건축 방식이 아니라 소위 말랑말랑한 구조와 스킨을 구축함과 동시에, 현대인들이 꿈꾸는 디지털 노마드적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자라나는 블루밍 공간은 거주가 가능하지 않은 공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새로운 형식의 거주와 놀이를 현대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결론적으로 정의할 수 없는 공간으로 작동한다. 블루밍 공간은 기존에 공간을 구축하는 벽, 바닥과 같은 요소의 결합에서 벗어나 유연한 스킨의 연속처럼 공간을 구성하여 비구축적인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는 마치 어린이들이 꿈꾸는 놀이터의 플레이트처럼 유연한 프로그램적 변화를 가벼운 틀로 재현하는 것과 같다. 도시에서 하나의 버블로 시작하지만, 점점 자라나는 형식을 가지게 됨으로써 단일화된 버블이 아닌 서로 연관되고 연속적인 증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버블공간의 중첩을 실현한다. 즉, 블루밍 시티는 휴식, 레크리에이션, 정신 수양 등을 제공하고 도시적 삶에 지친 정신적 스트레스를 지우는 정화 공간이자 놀이와 함께 정신을 정화하며 새로운 차원의 삶을 도시인들에게 깨우치게 하는 촉매제로써 작용할 것이다.

 

 

장윤규 / Jang Yoon Gyoo
국민대학교 건축대학 교수(2004-현재)
건축가그룹 운생동 대표(2001-현재)
갤러리정미소 대표(2003-현재)

 

비저너리 건축 디자인랩
Creative Director. Jang Yoon Gyoo
Lead Architect. Kim Mi Jung
Designer. Yang Won Jun, Kim Min Kyun
Assistant designer Choi Ji 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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